재료의 리디자인 - 미하엘 브라운가르트

Dr. Michael Braungart on material shortages and designing a new material world


최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이 알려주듯, 공급이 제한된 희귀 원자재에 대한 수요 증가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전세계 희소 금속 공급량의 96% 정도를 생산, 수출하는 중국은 수출량을 급격히 축소함으로써 전세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에너지용 바이오매스를 지속적으로 매수하면서, 국내에서의 원료 부족과 외국으로부터의 수입 요구가 심화되고 있다.
연료 공급을 위해 소각 처리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볼 때, 이러한 상황은 당혹스럽다. 에너지를 위해 쓰레기를 소각하는 관행은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원료 부족이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연료를 얻고자 쓰레기를 태우게 되면, 새로운 제품 수명주기를 통해 재사용할 수 있는, 재생 가능한 유용한 물질 마 굴뚝의 연기 속에서 대거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재료 부족 현상에 대해 각국의 정부들은 채굴 작업의 증대 및 원료 비축, 공급원의 다각화와 같은 기존의 재료 공급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런 만큼, 자연이 무한한 원료 공급처라는 기본적인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또 재료 관리에 대해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시할 필요성이 시급히 제기된다.

[ 캐털리스트 디자인 리뷰 Catalyst Design Review ]의 마렌 마이어-Maren Maier, [ 코어77 ]의 편집장 앨런 초치노프-Allan Chochinov가 미하엘 브라운가르트-Michael Braungart를 만났다. 인터뷰에서 브라운가르트 박사는 디자이너들이 원료의 흐름을 보다 충분히 이해하고,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물질 자산을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디자인이 차세대 비즈니스 혁명을 개척할 수는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낡은 가정들의 틀을 쇄신하고 살아있는 현실 세계의 형세에 우리 자신의 욕망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이 현실 세계의 실질적인 한계에 기초해서, 새로운 물질성에 맞는 욕구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글쎄요, 우선 비즈니스계는 디자이너들을 충분히 존중하지 않습니다. 현재 디자이너들은 경영이라는 먹이 사슬의 가장 밑바닥에서 마케팅의 지시를 받고 있지요. 이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디자이너들이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긴 하지만, 이들 역시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보다 충분한 자긍심과 포부,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테면, 어째서 디자이너들은 수십 종의 화학성분 물질로 만든 장난감에 대한 욕구를 창출하는 건가요? 점점 공급이 줄고 있는 희소한 광물질로 만든 전자제품을 욕망하게 하는 이유가 뭔가요?

그렇지만 비즈니스에 있어 디자인의 역할은 바뀌고 있는 듯 보입니다. 미국에서는 디자이너들이 이제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면서 전략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인식이 존재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디자이너와 과학자, 경영자, 규제 기관 간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의할 필요가 있을까요?
우리는 이제 누구나 디자이너라는 사실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인이란 인간의 의도를 보여주는 제1의 신호이니까요. 따라서 질문을 다음과 같이 수정해야겠죠. 디자인 전문가의 역할은 무엇이며, 그 역할의 책임은 무엇인가? 저는 디자인 작업이 애초부터 덜 나쁜 것이 아닌 좋은 것을 의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이 그리 하지 않는다면, 대기 중이나 물속에 흘려 보내는 유독 물질을 제한하기 위해서만도 더욱 더 많은 법률을 제정해야 하겠죠. 그러나 그러한 입법 행위야말로 디자인의 실패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디자이너들은 재료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고려해야 합니다. 복잡한 얘기가 아니에요. 과학자로서 우리는 디자이너들에게 결과를 경고해 줄 수 있습니다. 특정 물질이 환경에 유입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이야기해 줄 수 있다는 겁니다. 마돈나 식으로 얘기하자면, 디자이너들에게 있어 저는 ‘머티리얼 보이’와 같다고 봅니다. 디자이너들은 “이 재료를 사용하고 싶은데, 그러면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라고 물어만 보면 된다는 거죠.    

디자이너들은 자신이 가공품의 영역(artifact business)에 몸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결과의 영역(consequence business)에 속해 있습니다. 한 제품이 가져올 결과의 90%는 디자인 공정의 초반 10%에서 결정된다고 합니다. 디자이너들 스스로 자신의 사고 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디자이너들은 단순한 미학의 측면을 넘어 자신의 관심과 책임을 넓힐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디자이너가 전체적인 품질과 아름다움 간의 연관성을 충실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동 노동과 연루된 제품은 아름답지 않습니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제품 역시 아름답지 않습니다. 희귀한 자원을 둘러싼 갈등을 영속시키는 제품도 아름답지 않아요. 이는 단지 올바른 재료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요소 역시 담겨 있는 문제입니다. 분명코 디자이너들에게는 산업적 변모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맡아, 중대한 전략적 가치를 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전략과 관련해 볼 때, 희귀 광물의 부족이나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라는 현재의 상황에서 디자이너들에게 기회가 있을까요? 미국과 유럽의 정부는 국내 채굴 사업의 확대나 새로운 채취 방식의 모색, 원료 비축 등 주로 기존의 해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리사이클링을 위한 디자인이나 재료 관리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법 같은 얘기는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디자이너가 전략적 가치를 보탤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그러한 방법들을 성공 가능한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습니다. 그러한 요소들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며, 지구에 떨어진 운석으로 전략적 자원의 가용성을 늘릴 수 있는 것도 분명 아닙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물질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두 세 가지 원소를 제외하면, 희소한 금속 자원을 채굴할 수 있는 지역이 중국 외에도 존재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작업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중국에서 금속을 들여오는 게 더 저렴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것은 전략 상의 중대한 실책입니다. 재료를 다른 방식으로 재생할 수 있는 전략이나, 다른 방식의 제품을 디자인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례로 저희는 필립스와 함께, 희귀 자원이 함유되어 있지 않은 새로운 TV 수상기를 디자인해 제작했습니다.

픽셀 치(Pixel Qi)가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새로운 스크린을 선보였다는 보도를 보았습니다. 매리 루 젭센(Mary Lou Jepsen) 역시 에너지를 대폭 절약할 수 있는 OLPC(One Laptop Per Child) 스크린을 디자인하였지요.
맞습니다. 디자인의 시작 단계부터 더 강화된 품질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이죠. 디자인은 리사이클링에 국한된 작업이어서는 안됩니다. 새로운 용도로 제품의 성능을 이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디자인은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작업이어야 합니다. 이는 생물학적, 기술적 양분의 흐름에 관한 종합적 전략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현재 저희는 새로운 디자인 패러다임의 접착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효소가 먹어 치울 수 있는 접착제이기 때문에, 사용한 지 5년 후 효소액에 담가두면 효소가 접착제를 먹어 치우게 됩니다. 그러면 붙여 놓았던 제품의 부품들이 떨어지면서 다른 물건을 만드는 데 다시 사용할 수가 있지요. 한 일본 기업과 함께, 열을 가하면 줄어드는 접착제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품이 분리되는 온도를 설정할 수도 있지요. 이러한 제품 개발이야말로 중요한 혁신입니다. 더 이상 중국의 아동들에게 독성 물질이나 희귀 자원을 떼어내라고 연장을 쥐어줄 필요가 없으니까요. 바람직한 디자인 사고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전략에 있어 생물학적, 기술적 양분의 흐름을 적용하려면 우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재료를 재생하는 것이 폐기하는 것보다 낫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폐기물을 두 가지 기초적인 산업물질 대사, 즉 유기적이고 기술적인 대사 작용의 양분으로 이용한다면, 기업들은 폐쇄 루프 시스템 안에서 료들을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성공을 거두려면, 전체 시스템이 제조부터 소각 단계까지 연동되어 작동해야 합니다. 이를 테면 소각 처리가 불가피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소각에 대한 기존의 접근법을 수정하고, 소각 처리가 최상의 방법인 물질의 유형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높은 가치의 에너지를 생성하거나 유용한 재를 얻을 수 있는 정해진 ‘다단계 방식(cascade)’을 이용한 이후에, 태울 때 오염물질이 나오지 않는 합성물질이나 바이오매스를 연소시키는 경우에 한해 소각 처리를 고려한다는 것이 ‘요람에서 요람까지’의 관점입니다.

다단계 처리 방식의 개념을 좀 더 상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다단계 처리 방식이란 제품의 성분을 점점 줄여나가면서 종국에는 해당 물질이 소멸되거나 재생산될 때까지 제품의 재료를 연속적으로 이용하는 공정을 말합니다. 다단계 방식의 말미에는 생물학적 재료의 양분들이 토양으로 되돌아가 생물 다양성 유지에 보탬이 되고, 토양의 생산성을 지속시키게 됩니다. 이러한 다단계 공정 전체를 통해, 에너지 재생이나 이산화탄소의 저장 등 생물학적 사이클에 맞게 제품이 디자인되고 유해한 오염물질도 해소되지요. 결국 남게 되는 소각 물질에는 오염원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재만 나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종이 생산에 이와 같은 접근법을 취할 경우,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순환에 따라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 종이를 3년 안에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물질의 흐름을 친환경적으로 이용하는 것일 뿐 아니라, 경제적 가치 역시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를 테면 펄프 및 제지 산업에서 이러한 다단계 공정을 도입할 경우, 바이오매스를 태울 때보다 최대 10배의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이렇듯 물질의 재생 및 소각 처리의 현명한 이용이 가능한 재료의 흐름을 창출하는 데는 디자이너들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필립스 같은 기업과의 작업에서 이러한 ‘요람에서 요람까지’의 개념을 기업의 전략과 통합시키는 데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장애에 봉착하지는 않았는지요?
기업과의 작업에서 주된 장애물은 생태적 효율성(eco-efficiency)을 둘러싼 논의였습니다. 사람들은 잘못된 방식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왔더군요. 자원 부족과 관련된 현재의 문제들은 상당 부분 수십 년간 지속된 아웃소싱 전략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아웃소싱이 일종의 교리처럼 되어버린 바람에, 정부는 전략적 이해에 있어 물질의 가치를 거의 잊고 있으며, ‘저스트 인 타임’ 방식은 이제 ‘저스트 아웃 오브 머티리얼’ 방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요람에서 요람까지’의 틀은 기업들이 조직 내의 생태 효율적 재료관리 디자인 전략을 촉진함으로써, 전략 물질과 관련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이를 위해서는 덜 나쁜 디자인이 아니라 좋은 디자인을 의미하는 방향으로 지속가능성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태 발자국(footprints)’을 둘러싼 전체적인 지속가능성의 논의 역시 어려운 과제입니다. 결국 소비자들에게 “우리 제품을 사지 않으면 생태 발자국을 더욱 최소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꼴인데, 이는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한 것이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오도된 메시지를 전달해온 셈입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보존이나 제한의 문제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다고 보시나요?
우리의 급선무는 인간의 발자국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양자는 파트너십의 관계이지 낭만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자연을 결코 낭만화하지 않는 네덜란드에게서 배울 점이 있습니다. 누군가 어머니 자연(Mother Nature) 운운하면 네덜란드인들은 눈살을 찌푸릴 것입니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대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아, 홍수가 땅을 앗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여기서의 핵심은 자연을 낭만화하지 않는 시각을 배우는 겁니다. 오늘날 우리가 자연을 낭만화하는 이유는 그동안 자연을 너무 심하게 유린해 왔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발자국은 환경에도, 인류의 건강에도 해를 끼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좋은 디자인이 긍정적인 흐름을 창출해낼 수 있으니까요.


뿐만 아니라 나라마다 상이한 문화의 영향 역시 존재하는 듯합니다. ‘요람에서 요람까지’의 디자인 작업에 있어 문화는 어떠한 역할을 할까요? 특히 미국의 경우는 어떻다고 보십니까?
분명 사회적, 문화적 측면이 기술적, 물질적 측면보다 훨씬 역동적입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기술적, 물질적 측면은 사회적, 문화적 결손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지요.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죠. 미국의 문화에서는 섹슈얼리티와 관련된 금기가 많기 때문에, 이 점이 성을 더욱 민감한 문제로 만들고, 언어에까지 그러한 영향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비디오 게임기의 ‘조이 스틱’이라는 명칭이나 ‘처녀(virgin)’ 원료라는 표현을 떠올려 보세요.
또한 미국인들은 유럽에 비해 약 5배나 많은 ‘일회용(one way)’ 제품을 사용합니다. 다른 사람의 손때가 묻었거나 남이 사용한 물건은 다시 쓰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한 문화적인 기조가 재활용을 허용하지 않는 겁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결국 커뮤니티 디자인이 핵심이며, 디자이너가 더욱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문화의 틀 안에서 작동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이웃집이 빨래를 밖에 널어 말리는 것에 대해, 보기 안 좋다는 이유로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풍력 발전 설비가 시야에 들어온다고 불평하는 동네도 있고요. 그러니 여러 가지 점에서 볼 때, 분별 있는 행동을 가로막는 것은 단지 규제의 한계만은 아닌 듯합니다. 문화적이고 행동적인 측면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지요. 엔치오 만치니(Enzio Mancini)는 “사람들에게 동급의 부족한 것을 제안할 수는 없다. 다른 것을 제안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정말 맞는 얘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요람에서 요람까지’ 역시 사람들에게 어때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지금 현재 사람들의 상황이 어떠한지 얘기해주는 것이죠. ‘요람에서 요람까지’에 있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라는 건 없습니다. 저희는 사람들의 현 상황을 돕고자 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문화가 잠재 의식적인 성적 금기에 기초해 있다고 해서 그걸 문제 삼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저희는 사람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주문하고 싶지 않아요.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지, 하나의 잣대를 모든 것에 들이밀 수는 없으니까요.



당신의 철학에는 영감과 열망이 동시에 담겨 있으며, 분명한 실행을 위해서는 점증적인 단계가 요구됩니다. 미국에서 ‘요람에서 요람까지’ 인증 제도의 실시를 위한 당신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캘리포니아에 녹색제품혁신연구소(GPII)라는 새로운 비영리기관을 설립하셨는데요.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말씀 드리자면, ‘인증’이란 표현은 ‘요람에서 요람까지’와는 정반대되는 것입니다. 인증은 “맘에 안 드니까 2년마다 다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라는 개념이니까요. 하지만 영국이나 독일, 미국 같이 불안한 사회에서는 일종의 과도기적 장치로서 그것이 필요하겠지요. 인증 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비즈니스 영역의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동시에, 위험을 무릅쓰고 이윤을 벌어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4,360 가지의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가가 단지 이득만을 광고하고 위험 요소는 사회화하려 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어요. 생물학적 양분에 맞게 디자인한 제품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업가는 이 점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지고 있습니다. 기술적 자양분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기술적 영역에 국한된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겠지요. 그렇게 되면 인증 제도는 필요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인증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는 건, 현 문화 안에서 그것이 가장 중요한 전술이기 때문이겠죠.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증이란 과거의 것에만 국한된 방식입니다. 미래는 인증할 수가 없어요. 통제 방식은 인증할 수 있지만, 지원 방식은 인증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젊고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이 변화를 주도하고 타 분야의 사람들을 독려해서 적극적인 대화를 개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덜 나쁜 행동을 하도록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몇 가지 안되지만, 디자인이 사람들의 개선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무수히 많습니다. 제가 배운 사실 하나는, 사람들은 두려움에서 벗어나기를 열망한다는 점입니다. 누군가 자신을 받아주고 도와준다고 느끼면, 늘 호의와 아량을 보이게 마련이에요.

분명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일이겠지요. 디자이너들 역시 그러한 긍정적인 목표를 중심으로 디자인 전략을 세울 능력을 갖고 있고요.
맞습니다. 이는 단지 시간의 문제이며, 시스템의 활력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새로운 종류의 산업이 적재적소에 자리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0년에서 15년밖에 안됩니다. 이미 시스템이 스스로 붕괴하기 시작했으니까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혁명적인 변화이며, 당신 같은 사람들의 손을 통해서만 이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얘기를 나누게 된 점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들이 긍정적인 목표에 대해 이해하고, 그러한 발상의 디자인에 재미를 붙이고, 그러한 목표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행 전략
- 1_조직 차원에서 보다 효율적인 재료 관리 공정을 위해 아래의 단계를 취하도록 한다.
- 2_
업사이클링을 위해 재료를 재생할 수 있도록 제품을 디자인한다.
소각 처리가 불가피할 경우,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한다.
- 3_양분의 재생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 급속 산화 소각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 4_유해 물질이 방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소각되는 재료로 디자인한다.

- 5_결국 소각 처리될 재료를 다단계 공정의 첫 단계에서 이용하라.
- 6_다단계 과정의 마지막은 연소이며, 이때 나온 재는 재사용한다.



미하엘 브라운가르트 

화학자이자 크레이들 투 크레이들 디자인(Cradle to Cradle® Design)과 맥도나우 브라운가르트 디자인 케미스트리(MBDC)의 공동창립자이다. 재료 과학에 대한 그의 연구는 생태 효율적 제품 및 시스템의 리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함으로써,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에 긍정적인 생태학적 영향을 남기는 데 일조하고 있다.1987 년 독일 함부르크에 설립된 국제환경보호연구소 EPEA의 과학 디렉터이기도 하다. 델프트 공과대학(TU Delft)의 협력 하에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 대학에 설치된 드리프트(DRIFT) 연구소에서 교편을 잡고 있으며, 독일 뤼네부르크 대학에서 학제적 재료 흐름 관리자 과정의 디렉터이자 공정공학 분야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1989년 설립된 함부르크 환경연구소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여러 대학에서 강의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세계 각지의 기업이나 기관과의 컨설팅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originally published by core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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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0
  1. here_hero 2011.10.30 02:17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디자인이란 인간의 의도를 보여주는 제1의 신호이니까요" 라는 문장이 찐하게 와닿네요.

  2. 김도형 2011.12.18 18:19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일회용성품들을 없애는것보단 줄여가는것을 생각함으로 우선적으로 저는 사람들의 일회용품의 쓰는 습관을 바꿔준다는것이 더 중요시 여겨집니다.

  3. 이승한 2011.12.19 01:22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이 긴글의 내용을 제 생각으로 짧게 줄인다면, 디자이너란 많은 책임감이 필요한 직업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디자이너의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디자이너의 역할도 같이 많이 올라 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것이 다가 아니라 디자이너가 어떻게 디자인 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모습또한 많이 바뀔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교수님은 이런 종류의 잡지를 따로 구매해서 보시는지 주로 보신다면 어떤 잡지를 보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4. 곽희철 2011.12.19 05:11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재료의 분리에 있어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접착제나 열에 의해 줄어드는 접착제라고 나와있는데요. 이외에도 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하여 열에 의해 분리되는 방식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비용문제에서 물론 형상기억합금이 많이 들겠지만 접착제로는 재료를 붙이는게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정현정 2011.12.19 12:19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블로그를 통해 미하엘 브라운가르트에 대한 관심이 생겨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요람에서 요람까지" 라는 책이 나무로 만든것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심지어 질까지 좋아보이는데 놀라울 따름이였습니다. 환경오염을 막자, 환경을 생각해야한다 라는 각성으로 리사이클링에 대한 시도는 이어져 왔지만 미하엘 처럼 업사이클링, 재료를 단지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용도로 재탄생한 생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각종 생산물, 독극물들이 반 환경적이라고 반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그의 생각들을 더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6. 한진우 2011.12.19 13:08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리디자인...리디자인은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세계에서 제한되어 있는 자원들로 인해 더욱 소중해 지고 있습니다.
    가령 예를들어 석유가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리디자인이라기 보다는 타이어에서 연소시켜 석유 자원을 뽑아내어 사용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만들고 다시 돌려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리디자인을 발전시켜 보아야 하겠습니다.

  7. 손은도 2012.04.15 15:00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형태나 기능적인 측면은 생각을 해보았지만 재료나 리디자인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제도나 정책의 탓이라고만 여긴것이 기억나네요. 순환과정도 하나의 디자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해나가봐야 될 것 같습니다.

  8. 서수민 2012.05.03 10:20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자연을 낭만화하지 않는 시각을 배워야 한다는 부분에서 뜨끔했어요.
    환경을 파괴하면 우리에게도 피해가 돌아오기 때문에
    무조건 우리의 욕구를 자제하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린 칼리지 입학식 중에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뚜껑이 컵 역할을 하는 생수병을 나눠주고,
    '그린칼리지'니까 일회용 종이컵 대신 그걸 사용하라고 했는데요
    바닥에 세워놓을수도 없어서 무조건 손에 들고 있어야 했고
    물과 여러가지 음료수, 심지어는 술도 그 컵에 담아 마셔야 했어요.
    게다가 입학식이 끝나고 난 뒤에는 큰 PT병에 종이컵을 사용하는것보다 훨씬 많은 부피의 쓰레기가 나왔어요. 150명쯤 되는 사람들에게 그 병을 하나씩 나눠줬으니까요.

    '단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서 그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나?'
    '진짜 '녹색성장'을 지향한다면 일회용 컵을 없앨게 아니라,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일회용 컵'을 사용할 수 있게 해야했지 않나. '
    '자연분해되는 비닐도 있던데, 그런 기술로 일회용 컵은 만들 수 없나? '
    '불가능하다면 그 기술을 개발하면 안되나? '
    '지금 그 기술이 없다는 것 만큼 새로운 것을 만들기에 좋은 기회는 없죠?'
    음.... 그 때는 몰랐다가 지금 이 글을 읽고 나니 이제야 이런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9. 신종헌 2014.12.19 15:13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디자이너가 그냥 디자인만하는것이아니라 자신의 디자인에 책임감을 가지고 디자인해야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0. 송아현 2016.10.27 09:22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이 게시물을 읽고 디자이너는 단순히 디자인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디자인도 추가적으로 연구하고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 디자이너의 역할을 하기 위해 이런 분야에도 좀 더 관심을 가져야 겠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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